
사무실을 구하다 보면 자주 등장하지만 의외로 자주 혼동되는 문서가 있습니다. 바로 임차의향서와 임차확약서입니다. 실무에서는 각각 LOI와 LOC라는 약어로 부릅니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두 문서는 결을 다르게 작동합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법적 구속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LOI라고 불리는 임차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문서입니다. 어느 빌딩의 몇 층, 어느 평수, 얼마짜리 조건으로 들어가고 싶은지를 정리해 임대인 측에 알리는 의향 표명입니다. 이 문서를 냈다고 해서 임차인은 계약을 진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고, 임대인 측도 이를 받았다고 임대 의무를 떠안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이 바뀌어 다른 매물을 택하더라도 아무런 법적 책임이 따르지 않습니다. 따라서 LOI는 “이 조건이라면 검토하고 싶다”는 신호에 그친다고 보면 됩니다.
반면 LOC라고 불리는 임차확약서는 법적 구속력을 전제로 하는 문서입니다. 단순히 의향이 아니라, 일정한 조건이 충족되면 실제 계약을 진행하겠다는 약속의 성격이 강합니다. LOC를 제출했다면 그 이후의 행동에 책임이 따르고, 임대인 입장에서도 이것은 단순한 문의가 아니라 임차 확약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LOI가 시작을 알리는 신호라면, LOC는 계약을 향해 실질적으로 무게를 싣는 행동입니다.
실무상 판단 기준도 달라집니다. 여러 건물을 비교하고 있거나 내부 결론이 나지 않은 단계라면 LOI가 맞습니다. 반대로 특정 빌딩으로 방향이 정해진 뒤 임대인과 조건 조율에 들어가는 단계라면 LOC를 검토해야 합니다. 이 순서가 뒤바뀌면 문제가 생깁니다.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LOC를 내면 발이 묶이고, 사실상 확정된 단계에서 LOI만 주고받으면 진도가 나가지 않습니다. 결국 LOI와 LOC는 협상의 어느 시점에 있느냐를 알려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름은 비슷한데 무게는 다를까요. 답은 명확합니다. LOI는 비구속 문서이고, LOC는 구속력 전제의 문서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무실을 두고 두 문서가 서로 다른 무게를 갖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사무실 임대차에서 중요한 것은 멋있어 보이는 약어가 아니라, 우리의 결정이 어디까지 왔고 어디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를 정확히 아는 일입니다.
LOI는 가볍게, LOC는 무겁게. 그 기준을 잡는 것, 그것이 더 좋은 조건의 더 안정적인 계약으로 가는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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